전쟁 속 한국 온 우크라 태권도가족 "강함, 보여줄 터"
전쟁 속 한국 온 우크라 태권도가족 "강함, 보여줄 터"
  • 장한별 기자
  • 승인 2022.04.2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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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선수단. [사진=고양시]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선수단. [사진=고양시]

러시아의 침공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면서도 종주국에서 열린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가족이 "우리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우크라이나는 2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 선수 2명과 감독 겸 단장인 매니저 등 총 3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을 파견했다.

이들 3명은 가족이다. 선수로 출전하는 다비드 하브릴로프(13), 예바 하브릴로바(12)는 남매다. 아버지 루슬란 하브릴로프(42)가 이들의 매니저를 맡고 있다.

고국이 전쟁 중인 가운데 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폴란드를 거쳐 지난 18일 한국 땅을 밟았다.

우크라이나 폴타바에서 태권도장을 운영 중인 루슬란은 "태권도장은 현재 난민 피난처로 제공하고 있다. 아내와 셋째 아이는 고국에 남아 난민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다비드, 예바 하브릴로바 남매는 이동이 힘들어 코치에게 직접 지도를 받을 수 없었다.

루슬란은 "우리 가족이 사는 폴타바와 코치가 있는 오데사는 약 800㎞ 떨어져 있다. 아이들은 매일 2시간씩 줌을 통해 원격으로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어려움을 딛고 대회에 참가한 만큼 이들의 각오는 대단하다.

다비드는 "전쟁 중이라 힘든 상황임에도 대회에 참가하고 싶었다. 예전부터 국제대회에서 우리의 실력을 증명하고 싶었다"면서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국민이 강하고, 용맹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 우리 국민들이 우리를 자랑스러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비드, 예바 남매는 대회 첫날인 21일 유소년부(만 12~14세) 페어(2인조) 경기에 출전해 13개 팀 중 7위를 차지, 8개 팀이 겨루는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은 22일 열린다.

예바는 22일 유소년부 여자 개인전에, 다비드는 23일 유소년부 남자 개인전에 출전한다.

이들 가족은 대회를 마친 뒤 26일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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