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는국대다 문대성, 전설은 영원하고, 태권도 미래는 밝다
국대는국대다 문대성, 전설은 영원하고, 태권도 미래는 밝다
  • 장한별 기자
  • 승인 2022.05.29 02: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MBN '국대는 국대다' 방송 캡처

사진=MBN '국대는 국대다' 방송 캡처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 문대성이 19년 만에 경기장으로 돌아왔다.

5월 28일 방송된 MBN ‘국대는 국대다’에서 문대성은 50일 훈련일지를 공개했다. 그는 미국에서 먼저 시작한 훈련에 이어 MBN 선수촌에 입성했다. 그는 "선수촌에 들어오니 긴장이 조금씩 올라온다"며 경기에 대한 설렘을 전했다.

문대성은 박우혁의 경기 영상을 보면서 세심한 분석에 들어갔다. 그는 생각보다 파워가 약한 박우혁의 경기를 보고 "잘하면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내 시선을 끌었다. 스피드가 장점인 요즘 태권도와 달리 문대성의 장점은 강한 파워였기 때문.

또 문대성은 쉬지 않고 체력 운동을 이어갔다. 현역과 다른 없는 몸 관리에 MC들은 "자신감을 가질 만 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훈련에 열심인 건 박우혁도 마찬가지였다. 태권 천재 박우혁은 현역 일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게 선배님에 대한 예의이자 운동선수로서의 신념이라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다.

박우혁은 빠르고 유연한 움직임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그는 "힘에서는 밀리겠지만 제 장점을 살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배성재는 두 선수의 스타일이 정 반대라고 말하면서 "박우혁이 빠른 펜싱 칼이라면 문대성은 청룡원월도를 들고 한 번에 두동강을 내려는 것"이라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진 본 경기. 시작과 동시에 박우혁은 기선 제압에 나섰다. 빠른 스피드로 문대성을 압도한 것. 하지만 문대성은 연륜을 증명하듯 침착하게 대응했다. 문대성과 박우혁은 서로의 머리를 향한 날카로운 발차기를 이어갔다. 문대성은 아테네 올림픽과 같이 회피하면서 기회를 노리는 방법으로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선제점은 문대성이 먼저 가져갔다. 박우혁이 넘어져 감점당한 것. 문대성은 박우혁의 동작을 보고 거리를 좁히는, 노련미를 선보였다. 1회전은 문대성 5점, 박우혁 4점으로 마무리됐다. 박우혁은 경기 후 "현역 선수들과 다르지 않은 힘이 있었다. 보다 공격적으로 나서야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문대성 또한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공격적으로 해야겠다"고 이야기했다.

이대훈은 "박우혁 선수는 조급해져서 공격하려다 문대성 선수의 뒷차기를 허용할 뻔하기도 했다. 문대성 선수가 몸은 많이 따라주지 않지만 머리로는 누구보다 영리하게 경기를 이끌고 있다"고 해설했다.

2회전이 시작하자 박우혁은 거침없는 공격을 이어갔다. 이대훈이 예측한 연속 공격이 이어졌다. 문대성은 박우혁에게 역공격을 하다가 다리를 잘못 디뎌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참지 못할 충격이 전해져왔다는 설명. 문대성은 다친 다리로 인해 착지에 실수, 박우혁에게 점수를 내주기도 했다.

배성재는 "훈련하는 과정에서 종아리 쪽에 부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왼발잡이이기에 문대성은 계속해서 왼발을 쓸 수밖에 없었다. 2회전 내내 문대성이 다친 다리로 주춤하는 사이 박우혁은 회전 기술까지 해내면서 점수를 25대 7로 역전시켰다.

결국 문대성이 쓰러지고 경기장에는 의무팀이 들어왔다. 김우규 감독과 의료진은 문대성이 더 이상 경기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문대성은 판정을 받기 위해 박우혁의 손을 잡고 일어섰고, 당황했을 박우혁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위로했다.

두 사람은 결국 최종 스코어 25대 7, 주심 직권승으로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경기 이후 이어진 두 사람의 매너와 결심은 태권도라는 경기의 미래를 더욱 빛나게 했다. 문대성은 후배 박우혁을 끝까지 걱정하면서 연신 "잘했다"고 말했다.

이후 인터뷰에서 문대성은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태권도의 강함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다 미처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 우혁이가 앉아서 너무 미안하다고 하는데 내가 더 미안하더라. 당연히 해야 할 것을 한 건데 미안함을 줬다"며 후배를 걱정했다.

2주 뒤 문대성은 박우혁의 선수촌을 직접 찾았다. 박우혁은 "멋있는 선수,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선배님과 경기 후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문대성은 박우혁에게 '국대는 국대다' 메달을 건네면서 "올림픽 금메달로 바꾸자"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