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성, 2021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태권도 3연패 위업
이학성, 2021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태권도 3연패 위업
  • 이보영 기자
  • 승인 2022.05.29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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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찾아온 관장님 권유로 인생 바뀌었다"
이학성(김포시청) 선수가 2021 브라질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청각장애인 올림픽) 태권도 남자겨루기 80㎏에서 딴 금메달을 들고 3관왕을 의미하는 손가락 표시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학성(김포시청) 선수가 2021 브라질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청각장애인 올림픽) 태권도 남자겨루기 80㎏에서 딴 금메달을 들고 3관왕을 의미하는 손가락 표시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포시청 소속 태권도 이학성이 2021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청각장애인 올림픽) 태권도 80㎏ 체급에서 3연패의 대업을 일궜다. 태권도가 데플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09년 이후 임대호(SK에코플랜트)에 이어 두 번째 3연패를 이룬 것이다.

이학성은 인터뷰에서 "부담이 없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수월하게 금메달을 따서 너무 뿌듯하다"며 "3년 뒤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따 4연패를 꼭 이룰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신생아 때 심각한 두통과 열병을 앓다 청력을 잃은 이학성이 태권도장에 발을 들인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일이다. 그는 당시를 "학교에서 자신을 따돌리고 괴롭히는 이들이 많아 무서웠던 시절"이라고 떠올렸다. 그때 그에게 장필호 관장이 손을 내밀었다.

이학성은 "관장님이 교문 앞까지 찾아오셔서 '너는 할 수 있으니 태권도를 같이 해보자'고 권하셨다. 그때도 두려웠지만 이후로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왜소했던 그의 체격은 태권도를 만나 눈에 띄게 달라졌다. 체격 만큼이나 자신감도 쑥쑥 컸다.

191m의 높은 타점과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돌려세우는 지금의 그의 모습을 보면, 태권도가 '인생을 바꿨다'는 말도 무리로 다가오지 않았다.

실제 이번 데플림픽에서 4경기를 치르는 동안 그의 맞수라 할 만한 상대는 없었다. 통상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결승에서도 키르기스스탄의 마브로노프 아자맛을 만나 36-18의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에서도 이학성의 체급 내 상대가 없다는 평가다. 김홍곤 감독이 이끄는 김포시청 태권도팀에서 비장애인들과 섞여 운동하는 것도 큰 어려움 없이 해내고 있다. 이학성은 "훈련 강도가 높아 쉽지는 않지만, 김홍곤 감독님께서 많은 것을 가르쳐주셔서 실력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학성의 눈빛에는 3년 뒤의 데플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딸 것이라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그는 "3연패의 기쁨을 뒤로하고 마음을 다잡고 훈련을 열심히 할 것"이라며 "지금처럼 3년 뒤 대회에서도 누굴 만나도 힘에서 뒤처지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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