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3억4천만원 들여 만든 '태권도 게임'...1만원에 파는 허접한 완성도 비난
혈세 3억4천만원 들여 만든 '태권도 게임'...1만원에 파는 허접한 완성도 비난
  • 박선지 기자
  • 승인 2023.10.15 2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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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하기관이 만든건데 오타와 프로그램 오류 투성...2년간 100만원어치도 못팔아

 

태권도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며 세금 약 3억4000만원을 지원해 만든 태권도 게임에 오타 투성이에 프로그램 오류 등 허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지=SBS 영상 캡처]
태권도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며 세금 약 3억4000만원을 지원해 만든 태권도 게임에 오타 투성이에 프로그램 오류 등 허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지=SBS 영상 캡처]

국기 태권도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며 세금 약 3억4000만원을 지원해 만든 태권도 게임에 오타 투성이에 프로그램 오류 등 허접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SBS 8뉴스 보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태권도진흥재단은 태권도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는 목적으로 약 3억 4000만 원을 들여 컴퓨터 게임을 제작했다.

해당 게임은 화려한 도복을 입은 3D 캐릭터들이 태권도 품새를 선보이는 방식이다.

단순히 캐릭터에게 옷을 입혀주고 음악과 품새를 골라 조합하는 수준으로 사실상 캐릭터 꾸미기에 가깝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제는 혈세를 들여 만든 게임 속 오류와 오타가 한둘이 아니라는 점이다.

게임을 실행했더니 한 인물이 태권도를 동경해 매니저가 됐다며 등장했다. 그런데 화면이 바뀌자 동일 인물이 다시 등장해 자신이 대회 개최자라고 하고, 또 다음에는 태권도 팬이라고 설명한다. 

캐릭터 돌려막기에 스토리도 앞뒤가 맞지 않는 설정이다. 태권도 세계 결선대회를 설명하는 대회 정보를 살펴보면 대회 장소가 국기원 세계'태원도'본부라고 잘못 표기됐다. 

게임 출시 후 2년 반이 지났지만, 이러한 오류들은 일절 수정되지 않고 있다. 이 게임은 현재 1만 500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년 동안 100만원도 채 팔지 못했다.

해당 게임을 구매한 이용자들은 리뷰를 통해 '돈 아깝다', '일단 내 세금 내놔', '게임으로서 끌릴만한 요소가 없다'는 등의 혹평을 쏟아 냈다. 

이와 관련해 임종성 국회 문화체육위원은 "세금으로 태권도의 명예를 훼손한 수준이라고 본다"며 "예산을 따는 데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집행에도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게임을 만든 태권도진흥재단은 높은 수준의 게임을 제작하기보다는 태권도를 소재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면서 검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은 곧 수정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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