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태권도가 올림픽종목으로 잔류하려면
<데스크칼럼> 태권도가 올림픽종목으로 잔류하려면
  • 최영진
  • 승인 2012.11.0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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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태권도가 올림픽종목으로 잔류하려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대명제가 있다. '태권도는 우리 문화와 역사 그리고 정신과 언어를 융합하는 대한민국의 대동맥이자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류의 원조'라는 게 그것이다.

지난 1972년 국기원 건립과 1973년 세계태권도연맹 창립 이후 태권도는 한국의 오늘을 만든 경제성장과 북방외교 개척의 첨병이었다.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과 1조 달러 무역수출 달성도 전세계 태권도 동호인들이 한국제품에 대해 조기에 모험적인 구매자 역할을 해줬기에 가능했고, 이는 그 동안 세계 각국에서 국가간 수교와 통상을 뛰어넘어 현지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삶을 변화시킨 태권도사범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이룩한 성과였다.

그러나 작금의 국내 태권도제도권과 위정자들, 심지어 국민들조차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고 결실을 누리는데 급급한 나머지 지난 날 태권도의 기여와 헌신 그리고 새로운 영도시대, 원조공급 국가, 미래의 가상영토 구축까지 진화하는 한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글로벌 융합문화로서의 태권도로 확장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더욱이 막대한 인적 물적 로비를 통해 현재 예비 후보로 떠오른 중국의 우슈, 일본의 가라테와 2013년 2월과 5월의 IOC 집행위원회와 9월의 총회에서 올림픽무대 잔류냐 퇴출이냐 여부를 놓고 최후의 일전을 벌여야 하는 비상시국임에도 국내 태권도 제도권의 사분오열과 가치전도적인 행태들은 멈추질 않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올림픽 태권도를 육성하고자 자국 정부의 예산으로 수십억 원의 지원금을 운용하고 있다. 국기인 태권도를 위하여 한국 정부와 기업이 투자하는 비용의 수십 배 수백 배의 자금이 오늘날 글로벌 태권도를 위하여 투자되고 있지만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질 경우 이 보다 더 많은 예산과 시간을 투자하여도 현재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하여 남은 선정기간 동안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세계 각국에 민들레 홀씨처럼 뿌리내리고 살고 있는 일천만 재외동포들과 전세계 7천만 태권도인이 대동단결해 2013년 올림픽태권도의 영구종목화 안착 및 세계인의 태권도정신문화운동을 입체적이고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우선 태권도 기구와 각급 단체를 기반으로 한 국내외 인적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구축하고, 태권도의 영웅은 물론 새로운 스타들을 발굴하여 대중적 인기를 유도하며 인지도 제고에 힘써야 한다. 또 전국 각 시도의 범 시민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올림픽영구종목화를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을 벌여나가고, 각국 동호인을 중심으로 이를 확산시켜야 한다.

특히 정부가 직접 나서 역량을 모으고 예산을 편성하여야 한다. 전문가 그룹으로 하여금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하고 K팝 등 기존 한류와 융합하여 시너지를 창출시키며, 전세계 각국 현지에 보급할 홍보물 및 홍보영상물 제작, 관련 홈페이지 제작, 각종 미디어와 SNS를 활용한 홍보마케팅과 컨퍼런스 등 기획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또 싸이 등 한류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로 홍보대사를 선임하고, 이외 각계 전문가 그룹 서포터즈 결성을 유도하는가 하면, 필요하다면 과거 태권도 만화의 주인공 ‘마루치 아라치’도 불러내고, ‘로보트태권브이’도 출동시켜 입체적인 전 방위 태권도 사랑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강조하거니와 시계 2012년의 태권도는 분명 위기국면이 틀림없다. 국내 메이저언론인 조선일보도 지난 10월 18일자에 ‘마루치 아라치'라도 불러낼 판’이라는 제하의 스포츠부장 칼럼을 통해 “우리에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때처럼 정부가 나서서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한다. 지금은 '마루치 아라치'라도 불러 도움을 청해야 할 비상시국(非常時局)이다.”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그런데도 태권도계는 먼산 불구경하는 듯하다. 국제문화행사에 간헐적으로 태권도시범단이 시범공연을 하며 올림픽 영구종목화 운동을 벌이긴 하지만 영향력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는 매 언론 인터뷰마다 “올림픽 잔류를 자신한다”고 큰소리 치지만 속내는 좌불안석이다. 특수법인 국기원은 내년 5월 1기 임원 임기만료를 앞두고 복지부동하고 있고, 대한태권도협회도 내년 1월 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예정자간 음해, 비방도 모자라 소송까지 가는 이전투구 형국이다.

태권도 전문 언론사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틀어 10여개 가까운 매체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올림픽 영구종목화를 위한 논고나 대안, 비판기사가 전혀 게재되지 않고 여론 환기조차 시키지 못하고 있다. 태권도계 내부 그 어느 곳에서도 심각한 위기국면을 인식하고 있지 않는 게 개탄스러울 뿐이다. 그나마 ‘태권도올림픽영구종목화를 위한 1억인 서명운동본부(본부장 김형남)’라는 순수 민간단체가 지난 2010년 5월부터 꾸준히 전국의 크고 작은 행사장을 찾아다니며 서명운동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언필칭 태권도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화유산이자 우리가 만들고 세계인이 즐기는 유일한 올림픽 종목이다. 독도를 지키는 민족 자존심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태권도를 지켜내야 하며, 모든 벽을 넘어서 태권도로 하나 되는 새로운 르네상스를 만들어내야 한다. 2002 월드컵에 대한민국을 뒤 덮은 붉은 물결처럼 이제는 종주국의 자존심을 걸고 대동단결로 총력 외교-홍보전에 나서야 할 때다.

전세계 202개 회원국과 7000만 태권도 동호인들의 열망이 내년 IOC 총회장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하늘까지 태권도의 물결로 뒤 덮으며, 항구적 종목 결정의 기쁨을 누리게 되길 학수고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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