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폰서를 구해야 태권도가 산다
글로벌 스폰서를 구해야 태권도가 산다
  • 김천식
  • 승인 2013.02.1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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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폰서를 구해야 태권도가 산다

결론은 재미와 관중들의 박수 소리 크기였다.

고대 올림픽의 적자(嫡子)도 이 기준 앞에서는 예외일수 없었다.

태권도와 레슬링이 12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를 통해 올림픽 25개 핵심종목(Core Sports) 에서 살아남은 이유와 버림받은 사연이다.

IOC는 팬과 관중을 무시한 '그들만의 스포츠'가 더 이상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을 용인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IOC 집행위원회가 퇴출 종목을 선정하는데 TV시청률과 티켓 판매, 대중성, 글로벌 스폰서 확보 등 39개 평가항목을 기준으로 삼아 태권도, 카누, 레슬링, 하키, 근대5종 5개 종목을 마지막 심판대에 세웠다고 보도했다.

IOC 집행위원 14명의 투표 결과 태권도와 카누가 가장 먼저 살아남았고, 레슬링은 근대5종, 하키에도 밀려 퇴출이 확정됐다.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IOC 총회가 남아 있지만 집행위원회의 결과가 총회에서 뒤집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태권도는 사실상 올림픽 영구종목으로 남게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태권도의 올림픽 잔류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섣부른 자신감을 경계했다.

역시 가장 큰 과제는 글로벌 스폰서 확보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현재 공식적인 글로벌 스폰서가 없다. WTF는 2005년부터 4년동안 삼성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었으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재계약이 불발됐다. 따라서 WTF는 IOC의 올림픽 배당금만으로 '근근이' 생계를 꾸리고 있는 실정이다.

WTF의 한 해 예산은 대략 50억∼60억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IOC 배당금을 제외하면 WTF가 순수 마케팅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제로에 가깝다. 실제 집행위원회의 39개 평가항목에서 태권도는 글로벌 스폰서 확보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수의 글로벌 기업을 스폰서로 끌어들이지 못한 게 퇴출위기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를 뒤집어 해석하면 태권도가 퇴출종목으로 선정됐다면 스폰서 기업을 구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올림픽 종목 '하차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경기 흐름을 끊는 즉석 비디오판독제를 비롯한 불완전한 전자호구 시스템도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다.

조정원 WTF 총재는 특히 심판의 육안으로 판정하는 머리 가격 점수제에 대해서는 "헤드기어에 센서를 부착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승자와 패자 모두가 인정하는 전자호구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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