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배 부산도시철도 부역장, 의족으로 딴 태권도 6단
김형배 부산도시철도 부역장, 의족으로 딴 태권도 6단
  • 류갑상
  • 승인 2013.03.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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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배 부산도시철도 부역장, 의족으로 딴 태권도 6단

▲군생활 중 지뢰사고로 왼쪽 무릎 이하를 잃은 부산 도시철도 직원 김형배씨가 지난 9일 국기원에서 열린 6단 승단심사에서 의족을 한 채로 송판격파를 하고 있다.

군 생활 중 지뢰사고로 다리를 잃은 부산도시철도 직원이 의족을 달고 태권도 6단 승단심사를 통과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부산도시철도 2호선 주례역 부역장으로 근무하는 김형배 씨(54). 김씨는 지난 9일 서울 국기원에서 진행된 `2013년 제1차 고단자 승단심사`에서 6단 심사에 합격했다.

김씨는 의족을 단 채 품새, 겨루기, 격파 심사를 잇달아 통과했다. 이로써 김씨는 5단 승단 이후 승급제한 기한인 5년 만에 6단을 따게 됐다.

어릴 적부터 태권도에 관심이 많았던 김씨는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태권도를 접했다. 키 160㎝, 몸무게 50㎏으로 왜소한 체격이었던 김씨는 태권도의 매력에 빠졌고 육군 수색대에서 태권도 조교를 하는 등 태권도 3단의 유단자가 됐다.

하지만 전역을 불과 1개월 남겨둔 1982년 8월 비무장지대 작전 수행 중 지뢰 폭발로 왼쪽 다리를 잃으면서 사실상 태권도를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김씨는 부산교통공사에 입사하면서 퇴근 후 의족을 찬 채 태권도 수행에 전념해 연거푸 4단과 5단을 땄고 이번에 395만명가량의 유단자 중 0.1%만 승단한다는 6단을 거머쥐었다.

김씨는 "다리가 너무 아파서 태권도를 그만두고 싶었던 때도 있었지만 10년 넘게 꾸준히 노력했다"며 "장애 때문에 포기하면 앞으로 어떤 것도 이루지 못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장애로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하면 된다`는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승급제한 기한이 지나는 60세에 7단 승급에 도전한다는 각오로 요즘에도 매일 퇴근 후 체육관에서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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