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리뷰] '남자가 사랑할 때'
[영화 프리뷰] '남자가 사랑할 때'
  • James Park
  • 승인 2014.01.20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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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리뷰] '남자가 사랑할 때'
스톡홀름 증후군, 인질이 인질범들에게 동화되어 그들에게 동조하는 비이성적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는 이 스톡홀름 증후군을 엿볼 수 있다. 돈을 받으려는 태일(황정민 역)과 돈을 갚아야하는 호정(한혜진 역)간에 묘한 기류가 흐르면서 연인사이로 발전하게 되는 것.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지만 이 영화에서는 악연도 없다. 냉철한 채권자, 돈 없는 채무자간에 오히려 연정이 싹트니 말이다.
 
가학적이며 강인한 건달이 실제로는 눈물이 많은 법. 남들 앞에선 거드름을 피우며 기고만장 한 건달도 나약한 내면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 주인공 태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사랑 앞에서 한없이 나약한 존재로 움츠려드는, 오히려 그런 모습이 멋진 건달로 묘사된다.
자신을 사랑하는 호정을 위해서 남은 3개월, 고군분투하는 모습들이 정말이지 아련하다.
 
태일은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오자 호정과의 이별을 서서히 준비한다. 그는 치킨집을 차리고 알콩달콩 결혼 생활을 꿈꾸는 호정을 위해 작은 선물을 남기기로 결정하는 것. 더 이상 다른 선물도 더한 선물도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기에 그에게 하루하루는1년보다 소중하며 값진 것이다.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시점, 다시 범죄를 저지를까? 경우따라 극악무도한 범죄자라 할지라도 태일의 경우가 되면 속죄를 하며 세상과의 작별을 선택한다. 하지만, 태일은 다르다. 호정에게 목돈을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 다시 암흑세계로 발을 들이려한다. 이것을 끝으로 그림자처럼 따라다닌 더러운 상황과 이별을 고하고 세상에서 사라지려는 작정인 것이다. 이 모든 행동은 호정에게 남겨줄 통장 하나를 위한 것이어서 남자의 맹목적 사랑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러나 장밋빛 계획은 친구의 배신으로 수포로 돌아가고,선술집에서 소주를 들이키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데...시끌벅적해야 하는 술집, 덩그러니 남겨진 태일의 모습만 연신 보일 뿐이다.
 
태일은 막막한 현실에 대한 반항으로 이유도 없이 옆 사람을 흠신 두들겨 패며 “나한테 왜 그래”라며 부르짖는다. 한 사내의 세상을 향한 처절한 몸부림, 그의 표정에는 회환과 원망만이 가득하다.
 
<남자가 사랑할 때> *느와르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둑한 인상의 블랙코미디가 함께 겹치며 관객에게 웃음도 선사한다. 그 중 영화<신세계>에서 유행한 "드루와"라는 대사도 삽입, 패러디의 쏠쏠한 재미도 안겨 준다.
 
태일의 조카 송지(강민아 분)는 왈가닥에 육두문자를 밥먹듯이 내뱉는 모습이 너무 자연스럽다. 거기에 익살스러운 표정, 풋풋한 학생의 모습은 삼촌팬들을 끌어당기기에 필요충분조건이다.
<남자가 사랑할 때>는 흔할 수 있는 사랑이야기지만 주인공 태일(황정민분)과 호정(한혜진분)의 호연, 코믹적인 연출과 유머코드를 적재적소에 잘 배합해 극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간다.
 
한 남자의 맹목적 사랑이야기 <남자가 사랑할 때>, 과연 관객들에게 어떻게 어필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남자가 사랑할 때>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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