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 어쿠스틱 신곡 '나 요즘'…"봄철에 듣기 좋아"
바닐라 어쿠스틱 신곡 '나 요즘'…"봄철에 듣기 좋아"
  • 김한주
  • 승인 2014.03.28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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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 어쿠스틱 신곡 '나 요즘'…"봄철에 듣기 좋아"
왼쪽부터 바닐라맨(본명 정재원), 성아(이성아), 타린(한재원)멤버로 구성된 바닐라 어쿠스틱.


봄기운이 완연하다. 이에 맞는 노래도 무수히 쏟아지고 있다. 특히 바닐라 어쿠스틱의 <나 요즘>이란 곡은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오는 이맘때쯤 딱! 어울리는 곡이다. 화이트데이는 지났지만 달달한 노랫말(널 생각하면 좋아하는 초콜릿 한입 먹은 것 같은 기분이야)과 어쿠스틱 리듬이 조화를 이뤄 전하는 은은한 선율이 매력.

바닐라 어쿠스틱은 2008년 싱글 앨범 <Vanilla Rain>을 시작으로 순풍에 돛 단 듯 현재까지 15개의 앨범을 발표했다. 이번 <나 요즘>이란 곡은 발매 당일부터 벅스 실시간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각종 음원차트에 석권하는 쾌거를 보여줬으니. 요즘 <나 요즘>의 반응은 아주 뜨겁다!

지난 26일 마포구에 위치한 쇼파르뮤직 사옥에서 바닐라 어쿠스틱과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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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바닐라맨(본명 정재원): "바닐라 어쿠스틱의 리더입니다. 작사·작곡뿐만 아니라 가끔씩 기타도 치고 있어요. 곡이 한껏 어쿠스틱 하죠. 처음 음악을 시작한 것은 클래식 피아노였어요. 기타랑은 사뭇 달라요. 이후 고등학교 밴드부에서는 드럼을 쳤습니다. 전문적으로 기타를 치기 시작한 것은 군대 전역한 뒤.

성격은, 음... 까칠한 면이 좀 있습니다. 아무개는 장난삼아 저를 '싸가지'라고 직설적으로 날리더군요. 그 좋은 말 있잖아요. '차도남'"

선글라스가 잘 어울리는 바닐라맨. 절제된 표정으로 말하는 그의 모습은 자칫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실제로 만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중간 중간 보여준 너털웃음에 친근감마저 느껴진다. 들춰보면 새하얀 '눈'처럼 순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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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이성아): "그러고 보니, 멤버 중에 저만 본명으로 활동하고 있네요. 이성아. 그리고 저는 20살 때 실용음악과를 들어가서 처음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이전까지는 생각지도 못 했는데, 갑자기 U턴한 것은 탁월한 결정이었어요. 음악과 더불어 사는 삶이 행복합니다. (웃음)

한편, 주변사람들은 저를 곰 같다고 하더군요. 정말 그런가? '곰 같다'는 표현은 미련하다 혹은 인내심이 많다라는 두 가지 뜻이 있던데, 후자에 빗댄 표현이라고 애써 믿을래요. (웃음)"

나이가 어떻게 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31살이라고 소곤소곤 말해왔다. "이건 비밀이다"라는 말까지 덧붙이는 세밀함. 덕분에 웃음바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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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린(한재원): 본명은 한재원이고 예명은 타린입니다. 왜 타린이냐고요? 제가 기린을 좋아해서 '기타치는 기린'이라고 해서 '타린'입니다. (웃음) 귀엽지 않나요? 그리고 저는 막내에요. 나이는 23살. 음악은 5살 때부터 피아노를 비롯해 여러 악기들을 다뤘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악기들을 능숙하진 않지만, 연주하는 데 큰 문제 없습니다. 특히 기타는 중2때부터 배워서 가장 자신있습니다.

저는 잘 웃어요. 그래서 주변사람들이 저를 긍정적이고 밝다고 칭찬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근데 모르는 게 하나 있더라고요. 가끔씩 욱하는 성격 때문에 반전매력도 있답니다. (웃음)

왼쪽부터 타린(본명 한재원), 바닐라맨(정재원), 성아(이성아)


-바닐라 어쿠스틱, 딱! 들어도 달달하다. 밴드명 의미는?

바닐라맨: "바닐라 어쿠스틱은 여성 두 명, 남자 한명으로 처음 결성됐어요. 그러다 보니 약간 부드러우면서도 달달한 밴드명이 좋을 것 같았어요. 브레인스토밍을 했죠. 곧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어쿠스틱이 주는 편안한 느낌에 살살 녹는 바닐라를 합치면 어떤 달콤한 이미지를 불러일으킬 것 같았어요. 정말 그렇더군요. 싱그러운 저희 노래들은 밴드명과 잘 매치가 되는 것 같습니다."

기자: 정재원 분은 바닐라맨이라는 예명까지 쓰고 계시네요.

"참 머쓱합니다. 처음에 저는 클래지콰이의 클래지처럼 작곡 위주로 할 생각이었어요. 이렇게 주목받을 줄 몰랐죠.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멋있는 이름으로 작명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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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시점 벅스 실시간 차트 1위까지 올랐던 <나 요즘>. 곡의 컨셉이 궁금하다.

바닐라맨: "처음엔, 얼떨떨한 기분이었어요. 환희를 느꼈죠. 벅스와 네이버 실시간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이 참 설레게 하더군요. 아직까지도 그 기분이 가시지 않아요. 왜 1위를 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죠. 결론은 봄이 코앞이고, 꽃이 만개할 이맘쯤, 남녀 간의 설레임을 표현한 <나 요즘>이란 곡이 참 끌리나 봐요."

-<나 요즘> 가사 中 '조금 간지러워져'는 무슨 의미인가?

바닐라맨: "연인 사이의 속삭임을 듣다 보면 오그라듭니다. 이런 것들이 간드러워지는 것 같아요. 사랑에 빠진 두 남녀의 애교 섞긴 목소리와 그 속에 담긴 달콤한 형용사들이 바로 그런 것이죠. 나이불문 중년의 커플에게도 느낄 수 있어요. <나 요즘>은 순간 사랑에 빠진 자기 자신을 보면서 간지러워진다고 표현한 겁니다.

성아: "연애할 때 뭔가 좀 두근두근 거리는 떨림과 그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들. 그런 것을 느끼게 되면 '간지러워져'라는 가사에 공감할 거예요. 이 상황에서는 평소에 나오지 못했던 또 다른 자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심드렁한 말투에서 간드러지는 말투를 말이죠.

타린: "저는 금방 사랑에 빠져요. 아직까지 감성이 풍부한 것 같아요. 되게 그럴듯한 사람이 나타나면 더욱 그래요. 백마 탄 왕자를 꿈꾸는 것은 여자의 로망이잖아요. (웃음) 최근에는 드라마를 보면서 이런 경험을 했어요.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씨를 보면 정말 멋있어요. 본방사수도 절대 잊지 않습니다. (웃음) 설레는 단계. 이런 게 간지러운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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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뮤직 재팬과 계약, 일본 진출 확정?

바닐라맨: "벅스 차트 상위권에 이어 기분 좋은 소식이 또 있네요. 유비저셜 뮤직 재팬과 계약을 해서 일본어로 부른 <나 요즘>곡이 최근 공개됐습니다. 듣기로는 인디밴드 중에 일본으로 진출한 것은 저희가 처음이자 최초라고 합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서 크나큰 족적을 남길 생각입니다."

성아: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제 삶도 외국이랑은 별로 인연이 없었거든요. 마치 비행기랑은 악연(?) 같았어요. 지금껏 살면서 유일한 여행지라고는 일본밖에 없었거든요. 일본으로 저희 노래, '나 요즘'이 진출하게 돼서 정말 신기했어요. 소주 몇 잔 마신 듯한 어리둥절한 느낌도 받았어요. 꿈인가 생신가.왜냐면, 유일하게 가본 첫 여행도 일본, 첫 해외 진출도 일본이니깐 말이에요. 그리고 제 외모가 일본인 같이 생겨서, '일본에서 좀 먹히겠구나'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웃음) 김칫국부터 마시는 건가?

타린: "요즘 K-POP이 대세잖아요. 최근에는 PSY의 <강남스타일>을 통해 한국이 더 많이 해외에 알려진 것 같아요. 덕분에 강남에 외국인이 북적거린다던데. (웃음) 이런 선배가수들이 길을 잘 닦아 주신 덕분에, 인디밴드인 저희도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쥔 것 같아요. 반석위에 세워진 집처럼.

물론 일본인의 감성은 다르기 때문에 어떤 피드백을 보여줄지 걱정 반 기대 반입니다. 그렇지만 잘 해 낼 거라고 믿습니다."

덧붙여 일본에 진출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해 줬다. 일본에 계신 한 프로모터가 와서 우연찮게 바닐라 어쿠스틱의 공연을 봤다고 한다. 한 번에 뿅 갔던지, 특히 성아 목소리에 매력을 느꼈다고. 그분이 계약을 제의해서 일본에 진출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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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즐겨듣는 음악이나, 존경하는 가수가 있다면?

바닐라맨: "어렸을 때는 락 음악에 심취했었죠. 메탈을 좋아해서 드럼도 쳤어요. 과격한 청소년 기를 보냈다고 할까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잔잔한 멜로디가 좋더라고요. 그래서 어쿠스틱적인 음악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저는 한 가지 장르만 콕 찝어서 듣진 않아요. 음악에는 편식을 안 해요. 트로트부터 댄스곡까지 다양한 음악을 즐겨 듣습니다. 특별이 존경하는 사람은 없고 음악 하는 사람이라면 다 존경해요.

성아: "저는 성시경의 음악을 좋아해요. 감미로운 목소리는 사람을 멍 때리게 하는 매력이 있어요. 한 마디로 몰입도가 있어요. 듣다보면 그 목소리에 함몰되는 느낌도 받습니다. 그밖에 이소라 선배님도 존경해요. 요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겉멋을 빼!", "네 목소리로 불러" 이런 지적을 많이 하잖아요. 저 또한 멋을 부릴 때가 종종 있는데, 물론 멋있어야 하지만 인위적이어선 안 되거든요. 그럴 대마다 이소라 선배님 노래를 들으면서 초심으로 돌아갑니다. 참고로, 이소라 선배님은 단조로운 창법을 가지고 계시죠.

요새는 스텐딩 에그의 <내게 기대>, 홍대광의 <답이 없었어> 등 노래가 끌리더군요. 들었을 때 싱숭생숭 해요. 놀러 가고 싶고 막 그래요!"

"이참에 놀러 가요" 천진난만하게 성아는 이 같이 말하며 답변을 마무리 했다.

타린: "한동안은 팝만 들었어요. 그러다 흑인 음악에 삘이 꽃혀서 그것만 들었죠. 또 가요만 주구장창 틀어놓을 때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뉴 에이지를 듣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가수는 ??라고 있어요. 유투브에서 영상을 봤는데, 그 뮤비 속 분위기와 외모가 정말 섹시한 인상을 줬어요. 블루아이드 소울이라고 해야 할까요? 원래 소울은 흑인의 전유물인데 이에 못지않은 소울이 백인 사람에게도 있다는 사실에 괄목했어요.

-타린은 바닐라 어쿠스틱에서 자신의 색깔을 담기에 한계가 있다고 <슈퍼히트> 방송 중에 밝혔다. 그렇담,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적 취향은 무엇?

타린: "앞서 말했듯이 저는 변덕쟁이에요. 아니 음악에서 만큼 만요. 어떤 곡에 끌렸다가 갑자기 저 곡에 끌리는 등, 변심을 자주 하는 편이에요. 소울 음악을 하고 싶다가도, 어쩔 땐 말랑말랑한 음악, 요즘은 힙합까지 참 스펙트럼하죠? 구체적인 취향을 물으시면 뭐라고 답변해야 할지 막막하네요. 워낙 신출귀몰해서(비유하자면). (웃음)"

-앞서 2008년 첫 앨범발매 당시, 무슨 느낌이었나요?

"열정 없이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 -커트 코베인

바닐라맨: "그때는 소속사 없이 활동했어요. 그러다 보니 홍보하기도 힘들었습니다. 단지 작곡한 노래들을 유투브에 올려서 홍보하는 게 고작이었어요. 당시 서태지의 'Moai'를 어쿠스틱하게 편곡해서 인기를 끌었는데, 그런 식으로 저희 음악을 대중들에게 알렸습니다.그해 겨울, 순수 자체 제작으로 앨범을 냈습니다.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죠"

"큰 희망이 큰 사람을 만든다." -토마스 풀러

성아: "솔직히 힘들지 않았어요. 의외라고요? 저는 성격이 긍정적이다 못해 낙천적이라 부정적인 생각은 잘 안하는 편이에요. '언젠가 뜨겠지'라는 믿음도 강했거든요. 한편으론 큰 기대를 안 하고 평정심을 유지한 덕분도 있죠. 그래서 별다른 상처도 안 받았습니다. 부모님도 거들어 줬어요. "하다 보면 언젠가 된다"며 저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스트레스는 안 받았어요. 그러면 오래 못할 게 뻔하니까요. 지금은 보란 듯이 해외 진출도 하고, 인디 리스너 사이에서는 저희를 모르면 간첩입니다. 앞으로는 삼척동자도 알 만큼 전 세계에 유명세를 떨칠 거라고 또 한번 긍정합니다. 혹, V=RD라는 법칙을 아시나요? (확신에 찬 표정을 지으며 환하게 웃었다) "

-음악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만만찮을 것 같다

바닐라맨: "지금까지는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고 바삐 살아왔네요. 누적된 스트레스를 단번에 풀 방법, 어디 없을까요? 이젠 좀 여유를 갖고 해야겠어요"

성아: "음악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없어요. 엄마가 닦달할 때만 빼고요. (웃음)"

타린: "저는 스트레스를 예능 프로나 드라마로 풀고 있어요. 특히 '더 지니어스'에 등장하는 서바이벌 게임, 그 속에 참가자들이 서로 속고 속이는 암투극 봄으로써 카라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아요. '더 지니어스'의 매력은 코믹하면서도 누아르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좋아요.

최근 종방한 '별에서 온 그대'도 저의 활력소였죠. (웃음)"

-혹시, 앨범 준비 중?

바닐라맨: "3집 곡은 나눠서 낼 계획입니다. 2집(2집 2nd)때처럼 part1이 먼저 나오는 식이죠. 아마 6곡(?) 정도가 수록될 것 같습니다. 성아의 발라드 음악과 남녀 듀엣곡을 주목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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