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이방인' 승부수, 반전에 있다
'닥터 이방인' 승부수, 반전에 있다
  • 김한주
  • 승인 2014.06.1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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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이방인' 승부수, 반전에 있다


 

▲닥터 이방인 포스터,<사진=SBS>

반전 영화의 완전한 이해는 막이 끝나기 십 분전에 이루어진다. 중반부까지 느슨하고 알 수 없던 내용들이 숨겨왔던 사실하나로 단숨에 이해되는 것, 그게 반전이다. 마지막 퍼즐조각으로 알 수 없던 그림의 정체가 드러나듯, 시시했던 이전의 장면들은 그제서야 활력을 얻는다. 불가해 했던 행동들도 당위성을 찾는다.

화룡점정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용에 눈동자를 그려 넣은 즉시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라는 뜻이다. 즉, '가장 필요한 부분을 마쳐서 완성시키다'라는 의미로 끝마무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끝마무리 화룡정점인 반전이 바로 드라마 결말의 생명이다.

반전에 앞서 주로 플래시 백(과거 회상을 나타내는 장면)으로 과거로 돌아가 숨겨왔던 사실 하나를 건져준다. '쏘우'가 그랬고 '식스센스'가 그랬다. SBS 드라마 닥터 이방인도 반전적인 요소가 있다. 주인공 박훈의 아버지가 북한으로 간 이유, 갈 수 밖에 없던 이유를 플래시백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정작 궁금한 내용은 아직까지 드러내지 않았다.

박훈과 한재준이 장석주의 심장 수술을 해야만 하는 이유. 또 한승희가 한동안 정체를 숨기면서까지 이루려던 계획. 이 모든 일을 관여하고 있는 장석주의 속셈. 이 드라마는 11회까지 그 비밀을 유지했다. 여지껏 드러난 것은 박훈과 한재준이 장석주의 심장 수술을 원하는 것은 그에 대한 원한이 있다는 것 뿐이다.

장석주로부터 시작된 갈등들,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모략. 분명 반전은 이 안에 있다. 이 의문점들을 끝까지 안고 갈 생각이라면, 그 반전은 놀라운 것이어야 되고 박훈의 아버지가 북한으로 간 이유처럼 결말의 반전이 그 정도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식스센스'의 반전은 주인공이 귀신이었다는 것인데, 지금은 식상한 내용이 돼버렸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도 몇 번 등장한 트릭이다. 이렇듯 이미 써먹은 반전은 극적인 감정을 감소시킨다.  ‘닥터 이방인’에 대해 시나리오 짜임새와 극적인 모습이 다소 부족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들리는 만큼, 새로운 시도, 색다른 반전으로 처음 주었던 웰메이드 드라마 이미지를 회복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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